퇴역한 벅수는 지팡이꽂이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6-03 11:18
조회
656
지리산둘레길은 구례지역을 시작으로 순례자들이 사용할 지팡이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 지팡이와 구분하기 위해 미니벅수도 붙였다.

등산스틱의 날카로운 금속으로 인해 길이 점점 패이다 무너지고,  목교(나무다리)와 계단은 조금씩 망가지고 있다.

"스틱대신 지팡이" 라는 캠페인을 시작한 지 2년이 되어간다.

그동안 사용한 지팡이를 거치할 곳이 마땅치 않아 중간 중간 만나는 벅수에 기대어 거치하기로 했었다.

나무로 된 벅수의 평균 수명은 4년 정도 된다. 폐기된 벅수를 활용할 방법을 생각해 낸다.

지저분한 표면은 사포질하여 정리하고 초강력 드릴로 구멍을 뚫어 지팡이가 들어갈 공간을 만들었다.

아직 남아있는 방향날개는 지팡이꽂이 다리로 활용하고 , 없는 곳은 새로운 다리를 만들어 붙였다.

이미 썩어있는 몸통이라 수명을 조금 길게 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오일스텐을 두어번 겹발랐다.





 

 

 

 

 

 

 

 

 

 

 

벅수지팡이제작영상보기


 

기촌6번, 송정24번, 오미60번, 방광115번, 난동137번, 현천165번, 그리고 구례센터

현재는 구례지역 5군대에 설치되어 지팡이가 순환하고 있다.

모바일지도와 다녀간 블러거, 유투버들의 수많은 정보들이 넘쳐나지만

개발과 환경 변화로 부득이 노선이 바뀔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있는 지리산둘레길의 변화를 그 많은 정보들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가끔,  변경된 길이 반영이 안된 모바일길안내를 따라 걷다가 길을 헤맨 경험을 한 순례자들은 순례자센터에 와서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지리산둘레길을 걷다보면 이짝저짝 길을 안내하는 "벅수"라는 장승모양의 이정목이 있다.

21개 구간이 원으로 연결된 지리산둘레길은 벅수가 가리키는 빨간색 방향은 정방향, 까만색 방향은 역방향이다.

시작점과 종점이 정해지지 않는 지리산둘레길이다. 순례의 시작과 끝이 정해지지 않았다.

그리고 순례자들의 지친 다리를 대신 해 줄 지팡이가 방향을 알려주는 벅수 옆에  있다.

누군가의 손길로 반질해진 지팡이를 통해 생명평화의 기운이 또 다른 순례자에게 전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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