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후기

둘레길후기(8)"능선에서 춤을 추다".

작성자
산이
작성일
2021-07-23 19:59
조회
22056
지리산둘레길(8)"능선에서 춤을 추다"





둘레길8코스는 예상하지 않았던 기쁨과 감격을 맛보게 했다

맑은 물로 우리를 쉬게 한 낙원계곡은 말할 것도 없지만

400여고지의 산등선을 한복의 고운 선을 따라

휘돌아가듯이 놓여있는 길은 정말 감격이었다.

비단을  깔고 양탄자를 까라놓은 듯

지난 해 수명을 다한 낙엽들은 동일한 크기 동일한 색깔로 즈려밟고 가도록 놓여 있었다

몸을 뒹글어 편히 눕고 싶은 마음을 겨우 접고 길을 재촉하였다.

나는 이 번 길에서 무단히 어릴적 나 살던 고향 들녘이나 나트막한

언덕들을 떠 올렸다.

소를 끌고 풀을 먹이던 곳,지금은 이름도 생각나지 않는 그 곳

책을 옆구리에 끼고 밭둑이랑 논둑이랑  소를 몰고 걸으며

지냈던 그 아름다운 나의 모태 고향의 언덕들이었다

나는 그 시절 인생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어떤 해답을 찾기 원했지만 대책없는 일이었다

답은 커녕 헛웃음만 날리고 말았었다.

유진 피터슨의 말을 여기서 빌려오고 싶다

"우리는 건강할 때에는 걷고 늙어서는 발을 질질 끌지만 도가 지나칠 만큼 활력이

넘칠 때에는 춤을 춘다"고 했다(너희 보물이 있는 곳에. 48페이지)

아아 나는 그 때 춤을 추었었다.

사지를 벌리고 눈과 입을 열어서 노래하고 춤을 추었었다

그런 때가 있었다.

나는 그런데 그 에너지의 정체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사실 알 수가 없다

그 에너지는 어디서 온 것인가?

사실 내가 산을 찾는 것도 그걸 찾기 위함이지만 새삼스레 지금 다시 묻고

있는 것이다.

지금 춤을 추며 노래하고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에너지의 정체는 무엇인가?

아도니야의 도모는 무너졌다.그리고 사람들은 흩어졌다(구약성서 왕상1장)

그러나 솔로몬에게 위임된 사명은 든든했다

택시기사의 이야기에 나의 귀는 번쩍했다.

덕천강과 경호강이 만나 진양댐을 이루고 다시 금강으로 흘러간다고 했다

부산시민은 맑은 물을 얻기 위해서 그 댐의 물을 노리고 그 외 지역사람들은

그 물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했다

그것만이 진실이라고 나는 믿었다.

우리의 긍극적인 에너지의 정체가 문제시 되지도 않고 관심거리도 되지

않는 세상이다.

단지 누구에게 이익인가 에 대한 승냥이들의 이빨가는 소리만 있다

그것 만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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