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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따라 한걸음, 산 따라 한걸음, 지리산 둘레길 여행2

작성자
사금파리
작성일
2010-07-28 11:30
조회
23414
























꽃 따라 한걸음, 산 따라 한걸음, 지리산 둘레길 여행(2)
















모든 세상이 초록빛으로 물들어 버린 공간


익숙하다는 이유로 너무 쉽게 지나쳐 버리는 곳!


우리가 지나치던 익숙한 길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와 의미를 찾을 수는 없는 것일까?

                   
               

















첫째 날 _ 지리산 둘레길 3구간(인월~금계 / 19.3km)


 


 

 


총 5개 구간이 개통되어 있는 지리산 둘레길은 꼭 어디서 시작해야 한다는 시작점은 없다.


주천(전라남도)에서 수철(경상남도)로 이어진 54.9km 구간 어디에서 시작해도 상관은 없지만


인월에서 위치한 '지리산 숲길 안내센터'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안내센터는 2구간과 3구간의 시작점인 인월에 위치했기 때문에 인월에서 시작하는 여행자들은 1~2구간과 3~5구간 중


어느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길지 선택을 해야 한다.


위의 사진은 3구간(인월~금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구인월교 그 옆으로 펼쳐진 꽃길의 모습이다.


시원한 계곡 소리와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꽃길이 3구간을 걷기 시작한 나의 발걸음을 가장 먼저 반겨 주었다.   


 



    


중군마을에서 장항교까지 가는 길은 트레킹이라기 보다는 등산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산길의 연속이었다.


2시간 남짓 걸었을까? 수성대 쉼터라는 작은 천막에서 어머니 한 분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더워서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가뭄에 콩나듯 사람 그림자가 보인다는 오늘. 어머니께서 주신 시원한 인삼 식혜로


갈증을 해소했다. 감자 찌고 있으니 감자도 하나 먹고 가라며 반겨주시는 어머니. 심심하게 왜 혼자 왔냐는 관심이


장가 안 가냐는 말로 이어지는 바람에 슬그머니 엉덩이를 들어야만 했다. 아직 장가 갈 생각 없어요, 어머니..^^;;;


고소한 감자 한 알로 배도 든든해졌고, 달콤 시원한 인삼 식혜로 갈증도 해소했으니 다시금 힘차게 발걸음을 옮길 시간이 왔다.


헤어지기도 아쉽고 지리산서 만난 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니 함께 사진 찍어도 되냐고 살짝 물어보자 웃으며 그러라시던 쉼터 어머니.


카메라 랜즈 보기는 부끄럽다며 결혼식 입장하는 신부처럼 고개를 숙이시던 어미니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지리산 둘레길의 이정표는 생각보다 많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초행길 여행객일지라도 길을 몰라 힘들 경우는 극히 드물다.


안내 이정표를 따라 산길을 오르 내리다 1시반 정도에 장항마을 쉼터에 도착했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준비해 간 사과 하나와 초코바를 점심으로 먹는 시간.


혼자 밥먹는게 뭐가 그리도 신나는지 절로나는 콧소리에 맞춰 의자 밑의 다리가 딸랑딸랑 춤을 추고 있었다.


기분 좋게 점심을 먹고 발길을 옮긴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항교를 건너 매동 마을에 도착하였다. 또다시 시작되는 오르막길.


아무도 없는 오르막길을 헉헉거리며 올랐던 순간에는 미처 몰랐다. 즐거운 만남과 아름다운 시골 풍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줄을 말이다.


 


한걸음 더 나가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한걸음 더 나가면 새로운 만남이 나를 기다린다.


세상의 모든 일은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서 부터 시작되는 사실을 지금껏 나는 몰랐던 것일까?


 


 




 


매동마을을 지나 고사리 밭이 많은 산길로 접어들었다. 초록빛의 싱그러움을 발산하고 있는 논과 뜨거운 햇살과 사랑에 빠진 해바라기의 모습이 너무도 평화롭게 느껴졌던 아름다운 길.


이곳에서 '길'을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는 학생을 만났다. 프로듀서를 목표로 아카데미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학생과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로 즐거웠던 시간.


제발 부탁이니 다른 사람들 인터뷰는 오르막길에서 하지 말아줬음 좋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그와는 헤어지게 되었다.


 


뜨거운 햇살이 아니었음 이렇게 아름다운 초록빛 풍경도 탄생하지 않았겠지? 


하긴, 여름의 매력은 뜨거운 태양과 쨍한 오후가 아니던가!


 


 



 













 






 


 


 


 


 


 


 


 


 


 


 


 


 


 


 


 


 


 


 


 


 


 


 


 


 


 


 


 


 


 


 


 


 


 


 


6시가 다 되서야 금계 마을에 도착을 하였다.


하룻밤 묵을 곳은 '나마스데'라는 민박집. 인도 여행의 추억이 새롭게 느껴지는 정겨운 이름이 좋아 여행 계획 때부터 정했던 곳이다.


나마스데 데크에서 시원하게 펼쳐진 지리산의 풍경. 천왕봉을 비롯한 대부분의 봉우리는 아쉽게도 구름에 가려 볼 수가 없었지만,


그 밑으로 보이는 칠성계속의 아름다운 모습과 의중마을의 정겨운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지리산 댐을 만들면 저 아름다운 마을이 사라진다는데.. 명박이 이야긴 하고 싶지도 않으니 일단 패스..ㅠㅠ


 


나마스데에 계시던 스님께서 저녁 식사를 차려주셨다. 맛있는 메실장아찌와 감자볶음, 그리고 오이 고추에.. 기타등등!!!!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밥 한공기를 뚝딱 비워 버렸다.


 


인연이란게 참 재미있는 단어란 생각을 했지만 매동 마을을 지나 등구재로 향할 때 만났던 프로듀서 지망 학생과 같은 곳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다큐멘터리를 찍는 학생 3명과 같은 방에서 자기로 한 것이다.


여행 경비도 줄고 밤에 심심하지도 않으니 감사할 따름이죠~! ^^


  


 




  


나마스데에 묵은 사람은 총 6명이었다.


다들 피곤하기도 했겠지만 아름다운 지리산 풍경에서 눈을 떼기 싫은 우리는 저녁 식사 후 느긋한 마음으로 맥주 한잔을 즐겼다.


처음엔 학생들에게 힘내란 의미로 맥주 한잔 사주려고 했는데 같이 묵으시는 아버지께서 맥주와 육포를 쏘셔서 얼떨결에 시원한 맥주를 얻어먹게 되었다.


이런거 너무 좋다. 이런 분위기.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어색하지 않게 어울려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 이런 분위기.


산을 찾는 사람들은 모두가 여유를 품고 있는 것 같다. 지나가는 분들에게 힘내시란 인사를 건내는 수 있는 여유,


웃으며 같이 걸을 수 있는 여유, 상대방의 짐을 들어줄 수 있는, 좁은 길은 기다려줄 수 있는 여유..


그러나 왜 산을 내려오면 그 여유가 모두 사라지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시원한 맥주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뒤로하며 지리산 둘레길로 떠나는 첫번 째 날을 생각보다 일찍 저물었다. 


내일의 새로운 한걸음을 위해 쉬어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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