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부터 친구랑 지리산둘레길 이어걷기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에는 사흘 동안 둘레길을 걸었는데, 마지막날은 많은 비가 내려 힘들긴 했지만 지리산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었습니다.

첫날 묵었던 '하늘호수' 민박집은 맛깔나는 식사를 준비해주신 인정 많은 주인장들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송정에서 묵었던 민박은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황토로 지은 집이라고 해서 기대가 컸으나 방의 크기만 컸을 뿐, 아주 작은 창문 하나뿐이어서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고, 너무 건조해서 자고 일어나니 오히려 얼굴이 퉁퉁 부을 정도였습니다ㅠㅠ 게다가 식사비를 7000원이나 받았음에도 저녁에는 이미 지어놓은 밥(밥솥에 24H라는 숫자가 선명했습니다)과 반찬이 올라왔고요, 숙박객들이 맛있다고 칭찬한다는 된장찌개에는 아주 잘게 썬 두부가 조금 들어 있었습니다. 아침에는 주문한 콩나물국 대신 며칠 전 끓인 듯한 감자국이 올라왔습니다. 손님이 문을 열기도 전에 문을 열어 젖히는 안주인의 태도까지, 너무 상식밖이었습니다. 판사나 의사 등 소위 잘 나가는 손님들이 묵었고, 칭찬을 많이 들었다는 얘기를 하는 것으로 보아 숙박객의 지위나 태도에 따라 대접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더위에 너무 지쳐 더 둘러보지 않고 선택한 저희의 잘못이지만, 조금 더 나가면 큰길에 숙소가 있으니 그쪽을 선택하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