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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다시 찾은 꼬맹이 짱아의 지리산둘레길 완주기 #1 오미-방광

작성자
watermap
작성일
2017-06-22 21:18
조회
27924


5년이 지났습니다.


 

5년전 큰 일을 겪은 딸, 짱아에게 어떤 선물을 해줄까 고민하다가 무작정 시작했던 지리산둘레길 완주도전이었습니다.

짱아에게 어떤 어려움도 견뎌내라는 용기와 추억을 선물해 주고 싶어서 시작한 길입니다.

 

그렇게 6살 짱아는 지리산 둘레길을 엄마, 아빠와 완주했습니다.

둘레길을 지키는 이모, 삼촌들도 만났고, 주위분들께 지리산둘레길을 소개하며 같이 걷기도 했습니다.

22개코스 274km 어느 한 귀퉁이도 빼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걸었던 그 길을 또 다시 걸으려고 합니다.

 

이제 11살이 된 짱아는 엄마, 아빠의 완주 제안에 무덤덤하게 그러자고 따라 나섭니다.

끝까지 잘 마칠 수 있을지, 기대와 걱정이 함께 합니다.

 

이렇게 다시 나선 날은 아직 찬 기운이 다 가시지 않은 3월입니다.

 

5년전엔 둘레길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그저 집에서 젤 가까운 코스로 찾아 나섰습니다.

그 곳이 바로 오늘 걸어야 할 구례 오미-방광 코스입니다.

물론, 그 사이에 종종 지리산둘레길을 찾았었지만, 이 코스는 짱아에겐 꼬박 5년만입니다.

 

오미마을에선 그 때 탔던 그네를 찾아 또 타 봅니다.

길이 조금 바뀌긴 했지만, 추억을 더듬기엔 충분히 긴 길이기에 차분히 이야기 풀어가고 있습니다.

마을 우물이며 이정표며 사진으로 남아있는 곳들을 지나칠 때면 또 사진을 찍어 남기기도 합니다.

5년전에도 한참을 머물러 갔던 지리산국립공원 안내센터에서는 친절한 안내사님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또 보냈습니다.

반달곰 센터의 곰은 그 때도 볼 수 없었는데, 지금 또 잠을 자고 있다는군요. 언제나 볼 수 있을까요?

 

짱아는 곧 사춘기에 접어들것 같습니다. 조금씩 그런 조짐이 보이거든요.

 

딸을 잘 키우고 있는 것인지 저는 잘 모릅니다.

다만, 이렇게 같은 길을 걷고 이야기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을 뿐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좋은 아빠가 되어 있는 것만 같거든요. 짱아도 좋아해줘야 할텐데요. 아무말이 없는 짱아의 맘을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짱아와 정의로운 나라에 대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겨우내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갔던 이야기들과 팽목항에서 같이 슬퍼했던 이야기들에 대한 생각을 서로 주고 받았습니다.

아빠는 너희가 자랄 세상을 위해 틈틈히 싸우겠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짱아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저도 이제 조금 이해하고 있는 중이니까요.

 

엄마, 아빠를 쫒아오던 짱아를 이젠 열심히 쫒아가야 합니다.

그래도 기다려주니 얼마나 고맙고 대견한지 모르겠습니다.

 

코스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그 때나 지금이나 뿌듯함이 넘칩니다.

 

이제 21코스 남았네요.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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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6

  • 2017-06-23 17:04

    건강하게 완주하시길 바랍니다~!짱아가족 화이팅~!^^


    • 2017-06-25 21:51

      감사합니다. ^^ 이미 몇코스를 더 다녀왔는데 후기 올리는게 넘 늦었네요. 빨리 올려야겠습니다.


  • 2017-07-13 10:55

    두번째 도전이군요.6세 딸아이와 함께 걸었던 그곳에 다시.
    저희부부도 50여일(겨울,봄2회)동안 제주올레코스 부속섬포함 31코스를 올봄에 완주를 하고
    이제 지리산 둘레길 매력에 빠져볼까 합니다,
    시기는 17년 11월, 또는18년 4월로 계획을 세워 한번에 완주 (285k)를 할려고 하지요.
    22코스인데 하루 30k씩 10일예상하는데 가능할까요?


    • 2017-07-13 15:34

      길마다 나름의 특징도 있고 난이도도 다른 것 같습니다.

      특별히 지리산 둘레길은 제주 올레길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난코스들이 많습니다.
      성인 2명이서 하루에 30키로로 며칠씩 걷는 것은 쉽지는 않을 듯 합니다.
      더군다나 길이 이어지지 않는 간선코스가 3개가 있습니다.
      그 세개 코스를 뺀다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불가능하다는 전제하에 드리는 말씀은 아니구요.
      올레길에 비해 교통편, 난이도, 식사, 숙박 모두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셔야 합니다.

      제가 대학생들이랑 같이 걸으려고 계획했을 때 12일정도로 잡았던 기억이 있습니다.(물론 실행은 못했습니다.)

      사실 저희 부부는 네번째? 다섯번째? 지리산둘레길 완주 도전일거에요.
      그 때마다 왜 이렇게 힘든길을 또 걷고 있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ㅎㅎ 중독된 듯 싶어요.
      올레길도 걸었었는데, 또 가고 싶지만 바다를 건너 왔다갔다 하는게 쉽지만은 않아서 아쉽습니다. ㅠ.ㅠ

      오며가며 만날 수도 있겠네요. ^^


  • 2018-03-01 15:13

    반가워요~ 짱아가 벌써 이렇게 자랐네요^^ 2012년에 하동센터에서 만나뵜었는데...
    이렇게 건강하고 어여쁘게 자란 모습을보니 제 가슴이 벅차오르네요~~
    하동센터로 방문해주실거죠~ 다시 한번 짱아를 보고싶네요!


    • 2018-05-16 11:25

      반가습니다.. ^^.. 그 이후에 걷기 행사때 산청쪽에서 뵙기도 하지 않았을까요? ㅎㅎ
      짱아가 커버리니까 할일도 많아지네요. 조만간 하동센터쪽으로 걸어볼까 합니다. 꼭 들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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