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후기

무상무념

작성자
행운목
작성일
2009-12-28 13:51
조회
27315

25일 크리스마스 캐롤을 뒤로하고


아이들과 지리산길로 들어섰습니다.


바람이 제법 강하게 불어오더니


급기야 비를 만나고 말았습니다.


얼었던 땅이 풀려서였는지


땅은 많이 질척거렸고


미끄러질뻔도 여러번


처음 오르막에선 풀리지않은 다리가


넘 아파서 아이들은 서서히


'괜히왔어 억울해 억울해'하면서


개콘의 남보원 흉내를 내며


잠시의 어려움을 웃음으로 이겨내고 있었습니다.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반가운지


서로들 먼저 인사하고 손도 흔들면서


산행을 즐겁게 열어 갔습니다.


이렇게 높은곳까지 시멘트길이 나있을줄...


여러시간 걸어보니


흙길이 참으로 좋음을 알았습니다.


산길을 걷다가 멀리서 들리는 차소리에


우린 서로 바라보며 '이제 문명의 세계로 들어가네'했습니다.


논길을 걷고 산길을 걸으며, 또 둑길을 걷고 아스팔트길을 걸으며


빗 속에 추위에 떨면서


우린 그렇게 돌아왓습니다.


큰아이(중 1)가 나지막히 말합니다


'처음엔 왜 걸어야하는지 살짝 짜증이 났는데


이렇게 다 걷고나니 왠지모를 자신감이 생겨..'


태어나서 처음으로 쉬지않고 걸어 본 5시간이였습니다.


큰아인 스스로가 대견한가봅니다.


대덕리조트에서 내려와 도로가에서 바라본 커다란 산이


우리 아이들에게 웃어줍니다.


다음엔 투정부리지않고 오늘보다 더 멋지게 걷겠답니다


2009년을 지리산길과 마무리 할수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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