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후기

2010년 8 월 16~ 18일 지리산둘레길 이용후기^^

작성자
긍정하라
작성일
2010-08-20 02:12
조회
25790

2010.8.16부터 동년동월 18일까지 지인들과 예정되었던 지리산 둘레길 트레킹을 떠났다.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경남 산청군, 하동군, 함양군에 걸쳐 있는 산으로 규모는 대충 가늠할수 있을 것이다.


태어나서 2번째로 남원땅을 밟았고, 초행길이 아니었음에도 상당한 낮설음이 마음까지 쓸어내릴듯한 폭우와 함께 섞여 나를 맞이해 주었다. 아마도 꾀오랜 시간이 흘러서가 아닐까 싶다.


잠깐의 낮설음에 적응한 나는 동행을한 지인들, 그리고 폭우와 같이첫번쩨 목적지 비젼마을로 향했다.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재미로 마을을 찾아갔다.


아직까지 성이 가시지 않았던 모양인지 빗발은 점점 거세졌고, 동시에 찢어지는 천둥번개소리를 동반하여 공포스럽게 까지 느껴졌던 길의 연속이었다.


 '해가떳다 졌다 비가왔다 안왔다 무지개가 떴다 졌다'


가야할 길의 하늘은 우리의 미래처럼 환하게 웃고 있었고, 지나왔던 길의 하늘은 시커먼 구름과 함께 묘한 느낌을 자아냈다.


이렇듯 사람은 날씨에 적지않은 영향을 받노라는 것을 또한번 몸소 실감한 바이다. 


따지고보면 기상청 일기예보의 오보는 쓴소리를 할만한 이유가 없다. 어떻게 사람이 하늘의 날씨를 예측한단 말인가?


이 역시 하늘의 뜻이거늘... 이런 푸념도 잠시 해보았다.


이런저런 혼란스런 상황속의 잡념과 함께 미친듯이 쏟아붓는 빗속을 걷기를 반복한 결과 비젼마을에 도착했다.


이장님이 일찍이 나와 우리를 맞이해주셨다. 여느 시골마을과 같았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시골마을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조금더 불편한 환경임을 어렵지 않게 느꼈고, 배운대로 역시 노인들만이 마을을 지키고 있었다.


시야에 들어오는 만물의 90%이상이 녹색이었고, 공기또한 상당히 차갑고 달게 느껴졌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렇게 가족같이 편안한 사람들과 집처럼 편안한 환경에서 하루를 마감했다.


잠이들고 족히 다여섯번은 잠에서 깬건 같다.


그놈의 비가  새벽까지 잠이든 시각에 아직까지 말을하고있다. 무엇에 그리 화가났는지 아주 성난 소리로...잠귀가 어두운 나였음에도 간밤의 빗소리와 천둥소리는 꾀 성가시고 피곤한 존재였다.


그렇게 짧은 첫날밤을 보내고, 이제서야 잠이들었는지 비는 더이상 오지않았다. 그러나 그놈이 남기고간 흔적은 사람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치 배려라곤 없었다.


간밤의 폭우로 불어난 물에 마을 주민들의 생계수단인 농업에 적지않은 피해를 안겨줌이 가장 큰 영향인듯 싶다.


얼마 지나지않아 뉴스를 보게되었고, 남부지방 특히 내가 머물고있는 전라북도 남원을 중심으로 200ml가 넘는 물폭탄을 맞았다는 소식을 접하였다. 뉴스를 전하는 아나운서도 물폭탄이라는 표현을 씀으로서 지금까지 생각에도 적절한 표현인듯 싶다. 말 그대로 TNT를 비롯한 폭발성분이 함유되지 않는 폭탄인셈이다.


양심은 있었는지 그뒤로 여행이 끝날때까지 비는 오지않았다.


하물여 날씨도 이렇게 제양심을 챙기는데...양심을 지킵시다.


 


 전라도음식이 가장 맛있다는 것을 확인했던 조식을 먹고, 분주히 다음 코스로 향했다. 다음 코스로 이동중에도 지난밤 폭우의 흔적을 여기저기서 볼수 있었다. 그중 관건은 모든 트레킹코스가 통제되었다는 소식....어느정도 비는 예상했지만 여기까지는 미쳐 생각하지 못했다. 영석한 동행자들과 나는 당황함없이 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매동마을에 도착했다. 예정시각보다 훨씬 이른시간에 도착해 잠깐의 여유 부림과 군시절 오침만큼이나 달콤했던 낮잠을 한껏 자고 일어났다. 오침에서 깨고 나니 어지러움증이 찾아왔다. 반갑지 않다.. 늘~~


정신을 차리고 간편한 복장으로 마을 인근 명소를 찾아 실상사라는 작은 절에 들렀다. 입구부터 이어지는 연꽃밭으로 신비스러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절 안은 입구의 연꽃밭으로 한층 부풀었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어느 스님의 무언의 수양을 제외하고..


절 관람 시작부터 나올때까지 같은장소, 같은모습, 한곳을 향해 계속해서 절을 하고있었다. 달라진 점이있다면 처음에는 반쯤 젖어있던 승복이 나중에는 거의 다 땀으로 젖었다는 점....


또 한번 나는 감동했고, 겸허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느낄수 있었다.


그렇게 실상사관람을 마치고 우리동내 슈퍼보다 작은 하나로마트에서 저녁거리와 간식을 사들고 숙소로 향했다.


삼겹살을 아스팔트위에 올려놓으면 익을 것같다는 말이 지나치지 않는 날씨였다. 그러고보면 참 신기하지 않은가... 날씨란..


이런 변덕스런 날씨를 만든건 물론 사람의 영향이 클 것이다.


생활이 편리해 지는 만큼 한가지는 불편해지고 있는 사실이다.


바로 자연환경인 것이다. 변덕스런 날씨도 지구환경의 일부임에...


앞으로 스프레이사용을 자제해야...아니 줄여야겠다.


 


마트에서 사온 것들로 저녁을 때우고 도란도란 모여앉아


약주를 마셨다. 성분은 똑같은 술이지만, 


좋은사람들과 좋은곳,좋은환경에서 함께하는 술이니 약주임은 틀림이 없다. 


한잔두잔 털어넘겨 얼굴이 발그레해졌을때즘 집주인 할아버지의


"일로와 막걸리나 한잔하지"라는 말씀이 다시는 보지않을 것처럼 차갑게 이별을 고했던 그녀에게 다시 연락이 왔을때처럼 반가웠다.


오늘이 집주인 어르신댁의 제삿날이라고는 일찌감치 알고있었다.


그러나 풍족하고 정넘쳤던 주안상은 생각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더욱 맛있고, 한껏 취하고싶은 여행의 마지막 날 밤이었는지 모르겠다. 막걸리 한병을 금세 비우고 또 한병을 요구하자 집주인어르신은 어이가 없으셨던지 소리내 웃으셨다. 귀여워서 일것이다.


그렇게 할당 된 막걸리를 모두 해치우고 다시 방으로 건너가 방안에 먹다 남은 냉기라곤 사라진지 오래된 맥주를 금방 마시고 잘 준비를 하였다. 그날 저녁 술맛은....요근래에는 느낄수 없었던 좋은 맛이었다. 그날 마신 술로인한 취기는 자고일어나면 끝이겠지만 그날의 기억만큼은 영원할 것이다. 사진을 볼때면 늘 생각이 날테니까...


6시가 체 안된 이른시각 다시 눈을 떴고, 2/3일의 짧고 굵은여행의 마무리를 준비하고있었다.


지인한명은 일찌기 서울행버스에 올랐고, 나와 남원이 고향인 나머지 한명의 지인과 할아버지댁에 들렸다 가기로했다.


일찍 상경하기 싫은 아쉬운 마음떄문일까 더운날씨에도 기분은 좋았다. 남원터미널에서 그리 멀지않은 작은 마을에 할아버지댁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허겁지겁 고속터미널로 향해 13:10분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본 기억도 없는 나로써 그곳에 머물 시간이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았다. 물론 내달 추석이 있다곤하지만 어르신들 마음을 분명 그게 아닐터. 못내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


상경을 했다.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오는동안 적지않은 시간을 생각하는데 소비했다.


 


그렇다. 한국땅은 지금 이 글을 읽고있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고 높았다.


유럽이좋다, 미국이좋다, 일본이 좋다들 하지만 가장좋은 곳은 멀지않은 곳에 있다. 몇달을 벌어들인 돈으로 보여주기식 해외여행을 한번 가느니 개인이 부담없을 정도의 경비로 국내 여기저기 보이지 않는 진정한 무언가를 얻는 여행이 가장 값어치 있는 여행이 아닐까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론 여유가 있는 자들에게는 나의 생각은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할것이다. 나에게는 그 여유가 주어지지 않았다. 누굴 탓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감사한다.


눈에 보이는 부자보다 마음이 진짜 부자인 나를 만드는데 크게 일조하였으니...마음만은 빌게이츠, 워럿버핏 못지않은 부자이다.


늘...마음이 부자인 나로 살자..


 


눈에 보이는 여유는 앞으로 내가 만들어 나가면 되는것이기때문에


 


오늘도 나는 긍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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