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례기간
    2021년 5월10일 ~ 5월 25일
  • 순례자인원
    13명 (순례자 12명, 순례단장:1명)
  • 성별비율
    남:6 여:7
  • 연령
    50~60대
  • 내용
    외부 순례단장을 두고 각 지역센터에서 숙박 및 식사(점심도시락,배달 등)를 지원하였습니다.
    숲길등산지도사의 길동무와 각 지역센터의 차량지원으로 16일간의 순례 대장정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 5월20일 11일차 ] 창원-벽송사-방곡(21km)

작성자
master
작성일
2021-05-21 23:45
조회
1839
길동무 이광준.조인호 / 지원 인월센터

하루종일 비 입니다. 이제는 익숙한 듯 묵묵히 순례의 길을 걷습니다.





이른 아침 천왕봉을 바라보며 100배를 드리는 길벗들의 모습이 고맙습니다



한걸음씩 말없이 오르고 내리며 금계마을까지 걸었습니다.









둘레길 함양 센터. 자기 집처럼 편하게 쉬고, 다시 의중마을을 거쳐 벽송사를 향해 길을 나섭니다.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어제 저녁. 순례 코스를 결정하는 논의를 통해 우리는 서암정사를 거쳐 벽송사를 지나는 어려운 길을 걷기로 선택했습니다.
지금까지 겪은 비 체험 중에서 강도가 가장 강한 우중산행을 경험했네요.날씨에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내딛는 발걸음 만큼 침묵도 깊어지고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도 길어집니다.









서암정사에 도착하여 토굴불당과 대웅전 등을 돌아보았습니다. 원응 큰스님이 지나간 역사 속에서 지리산에서 죽어간 무수한 원혼들을 가슴에 품고 이어온 불사들에 관한 정보를 접하고 깊은 고마움에 감동하였습니다. 이 후 벽송사 마당에서 휴식을 취하며 각자의 취향을 따라 사찰을 돌아보았습니다.





굵어진 빗줄기와 흐려진 시야 속에서 구름속을 거닐듯 오르고 또 오르고, 올라온 길 보다 더 긴, 가파른 언덕길을 무사히 내려와 오늘의 점심식사 장소인 '용유담이야기'에 도착합니다.
미리와서 식사를 준비해주신 '숲길' 지원팀 덕분에 주린 배를 채웠습니다. 따뜻하고 맛있는 찌개와 식사 고맙습니다.





엄천강을 끼고 아스팔트 도로를 긴 시간 걸어갑니다. 오후의 걸음은 조금 지루하고 단조롭네요.
하지만, 운서마을을 앞두고 착한 이웃이 순례자를 위해 마련해둔 공간에서 무료커피를 누립니다. 따뜻합니다. 마음까지.








운서마을과 동강마을을 지나면 함양군이 끝나고 산청군으로 넘어갑니다.
산청군 방곡마을로 들어오는 초입에서 초파일을 보내고 동네에 떡을 돌리던 보살님들을 만나 떡을 먹습니다.
"이게 왠 떡이야?"





산청함양에서 벌어진 민간인 살해사건의 피해자를 추모하는 추모공원을 지나 오늘의 숙소인 방곡 둘레길 체험마을에 도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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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소감]
* 단조롭지 않은 날이었다. 후미가 체질인 듯. 자유롭고 핼복하게 걸었다. 나는 왜 걷고 있는 것일까? 길에 대해서 생각이 깊어진다.

* 길이나 산에 대해 특별한 생각을 한 적이 없었는데..... 요즘 조금 생각이 많아진다. 어떻게 사는 것이 내 나름의 삶의 방식일까?
단원들의 길을 걷는 신체적 능력이 급성장한 것 같아 놀라고 있다.

* 둘레길에서 지리산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경관으로 손꼽히는 구간인데 우천으로 볼 수 없어 너무 아쉬웠다.

* 어제 오후에 만난 뜻밖의 과일대접 처럼 오늘은 점심식사 공간에서 순례단원 덕분에 추워진 몸을 따뜻하게 녹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미리 계획하지 않았으나 너무 적절한 순간이 놀랍고 고맙다.

* 걸을수록 조건에 상관없이 지리산에 대한 애정이 점점 커져간다. 비록 빗속을 걸었으나 행복한 하루였다. 지리산이 그리워질 것 같다.

* 여러번 걸었던 구간인데 오늘의 느낌은 전혀 달랐다. 함께 걷는 이들의 덕분일까? 비를 맞으며 걸으면서도 기쁜 나 자신이 대견하다.

* 내가 살고 있는 곳의 공간을 열었을 뿐인데 너무 고마워하니 민망하다. 언제라도 내가 이곳에 살고 있는 동안은 순례단원들에게 열린 공간이길 바란다. 날마다 걷고 달리는 구간이었는데 오늘은 낯설고 힘들었다.

* 그 동안 몸의 힘겨움으로 잠을 설쳤는데 어제 처음으로 푹잤다. 천왕봉을 보며 아침 절명상도 잘했고 덕분에 좋은 기운으로 리더역할을 잘 감당한 듯 하다.
망설였는데 벽송사길에 나선 것도 좋았다.
오늘 처음 가족들에게 개별 안부를 전했다.
늘 보던 강건너 동네를 직접 걷는 느낌도 새로웠다. 점심 후 휴식시간. 너무 고맙다.
'왠 떡'의 기쁨도......

* 멋진 지리산 전망을 못 본 아쉬움은 있지만 정상 부분에서 심한 비바람과 마주하며 함께 걷고 있는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이 깊어졌다.
함께 해서 가능했다. 무사히 내려와 감사하다.

* 다소 힘들고 긴 여정이었지만 만족스럽다. 좋아진 체력에 뿌듯하다. 지난 밤에 푹 잘 잤다. 덕분인지 비 온 날 안개속을 즐긴 느낌이 있다. 무엇보다 '순례단 동기 찬스'가 너무 고맙고 좋다.

* '여행은 사람이다'는 말이 생각난다. 단체로 긴 시간 여행하며 이렇게 좋은 것은 좋은 순례단원들 덕분이라 생각한다. 어제부터 '자연'에 대한 생각이 깊어진다. 모두. 무사히.
함께 도착해서 감사하다.

* 무릎 상태가 안 좋은데 비 길에 긴 거리여서 힘들었다. 한계를 느낄 때 쯤 리더가 도착지라고 알려줘서 너무 고마웠다.
지리산의 여러 골짜기중 입구를 몰라 답답했던 곳의 출입구를 오늘 오며 확인했다. 기쁜 날이다.

* 처음 가본 서암정사에서 알게된 원응스님의 불사 기원이 지리산의 원혼들을 위한 기도에서 비롯된 것을 알게되어 큰 감동이 있었다. 언제고 조용이 다시 오르고 싶다

*******
하루를 기록하다 새날을 맞습니다.^^

당신이 있어
내가 있음을 생각합니다.

부디 우리의 뒷모습이
아름답기를......

고맙고, 고맙습니다.

-->평화순례단, 근무자 밴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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