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산촌문화유산기행 구례 4박5일 걷기 _ 봉성신문

작성자
둘레지기
작성일
2022-09-01 10:26
조회
364
 

2022 길위의 배움터 청소년구례걷기

구례 항쟁의 역사를 찾아서

황정란

점점 청소년걷기를 준비하는데 힘이 많이 든다. 학원과 컴퓨터의 파워에 밀려 아이들 설득이 어렵고 코로나로 움추린 지역사회 환경도 그렇다. 그럼에도 코로나로 축소된 걸음을 원래 취지를 살려 4박5일 일정으로 꽉꽉 채워넣었다, 이 걸음의 의미와 힘을 느낄 청소년들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특별법이 시행되고 있는 여순10.19에서부터 임진왜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항쟁의 역사’를 탐구하며 걷기로 했다.

올해 걸음을 주관한 봉성신문, 구레행복연구소 그리고 후원한 (사)숲길, 복권위원회, 구례둘레길센터, 전남마을공동체, 그리고 잠자리를 제공한 화엄사, 연곡사 등과 아이들의 걸음을 응원해주신 구례어른들 등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첫날(8.9):구례성당(출발식)~구례읍사무소(명협정)~경찰서로터리(박경현동상)~경찰서(안종삼동상)~구례읍주조장(김종철)~이순신 수군재건 출정공원~점심~산책도서관(홍영기교수님강의)~왕재일동상~구례문화예술회관(섬진강수해 그후 2년 사진전)~봉성산(활터공사현장)~저녁~화엄사(마음나누기)

민종덕샘의 낭낭한 목소리로 울려퍼진 고천문을 통해 아이들의 용기에 힘을 더하고 자연과 생명, 구례를 지킨 선열들에게 아이들과 걷는이들을 보살펴 달라 기도 드리며 걸음을 시작했다. 오전은 읍사무소를 들러 박경현, 안종삼, 김종철, 이순신 수군재건과정을 돌아보며 그들이 결연히 저항한 역사적인 현장을 상상했다. 점심먹고는 홍영기교수님의 동학, 한말의병과 3.1운동 강의를 통해 그 상상에 내용을 채워넣었다. 함께 한 구례여순10.19학습모임, 순천동학모임 등 어른들이 있어 더 든든했다. 그리고 섬진강 수해 사진전과 얼마전 파해쳐진 봉성산을 둘러보며 구례의 기후, 생태 ‘위기’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시간가졌다. 저녁을 먹고 걸어서 화엄사로 올라가 살며시 잠자리를 청했다.

 

둘쨋날(8.10):화엄사 경내산책~ 보제루(박애숙샘과 낭비둘기 탐조활동)~아침~둘레길걷기~쌍산제~점심~산책도서관(청소년기자학교1:위대용샘)~차량이동~석주관성(임세웅샘)~차량이동~저녁~연곡사(생각나누기)

배고픈 아이들은 새벽 5시에 일어나 공양간으로 달려갔으나 시간착오로 한시간 뒤에야 식사를 마치고 보제루로 가 낭비둘기(멸종위기종2급) 탐조활동을 시작했다. 박애숙샘은 구조물이 높은 곳을 서식지로 삼는 낭비둘기의 특성과, 앞이 넓은 논, 들판이 펼쳐져 먹이활동 하기 좋은 화엄사의 장점을 설명해주며 쌍안경으로 낭비둘기와 집비둘기를 구별할 수 있게 안내해 주셨다. 이후 응원하는 성각스님을 뒤로하고 전남전교조 생태환경을 생각하는 교사 7분과 같이 둘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중간에 마을주민들이 만든 웅덩이에 시원하게 발을 담그며 놀다 쌍산제에 도착해 선생님들과 헤어졌다. 시원한 냉면으로 더위를 식힌 다음 산책도서관으로 이동해 언론의 역할과 기자가 갖추어야 하는 기본 역량에 대해 위대용샘에게 강의를 듣고 석주관성으로 달려갔다. 구례 민초들은 왜 의병이 되어 목숨까지 던져야 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늦은 저녁을 먹고 잠자리를 찾아 역곡사로 올라갔다.

세쨋날(8.11):연곡사 아침~고광순 순절비~차량이동~문척작은다리(뚝방길)~걷기~오봉정사(박문현샘)~차량이동~간문초(여순10.19 학살지)~차량이동~점심~구안실~차량이동~예술인마을(남악사지)~둘레길걷기~참새미골(물놀이)~차량이동~대촌마을(김원자샘):저녁만찬

“너희들은 복 받은 친구들이네” 좋은 추억 세 가지만 있으면 노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며 친구들을 응원하는 공양간 보살님이 지은 아침식사를 한 후 짐을 챙겼다. 그리고 고광순 순절비를 찾아 묵념을 하고 종현의 발표를 통해 구례군민이 58년 순절비를 세운 이유에 대해 서로 나눈 후 차를 타고 문척뚝방으로 이동했다. 그 사이 비가 굵어져 우비를 챙겨입고 걷기 시작했다. 월평을 지나 간전쪽으로 방향을 돌리니 뚝방길의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 다리를 강하게 공격해왔다. 비와 땀과 풀의 공격으로 점점 힘이 들었다. 그러나 강변의 풀들의 녹음과 색색의 꽃, 밭작물 열매들이 빗방울에 맞춰 춤을 추는 광경은 너무 아름다웠다. 걸음의 속도와 빗방울의 리듬에 취해 걷다보니 어느새 오봉정사에 도착했다. 수달생태관의 박문현샘이 일부러 마중나와 수달과 오봉정사에 대해 설명해주셔서 몸은 지쳤지만 마음으론 감사했다. 차량이동후 간문초에 들러 여순학살지표지석을 확인한 후 상남치즈로 가서 점심을 먹고 구안실로 올라갔다. 한창공사중이었다. 황현샘이 사용한 샘이 묻히고 있었다. 군이 제대로 복원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눈 후 예술인 마을로 이동해 둘레길을 걸었다. 오늘이 가장 열심히 걷는 날이다. 비가와서 길이 미끄러워 위험하기도 했다. 조심스럽게 걸었다. 마침내 참새미골에 도착하자마자 신나게 풀장으로 뛰어 들어갔다. 몸이 시퍼렇게 떨리도록 물속에서 한참을 놀았다. 대촌마을로 이동해 김원자샘과 어른들이 준비한 고기파티에 열광하며 든든한 저녁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절이 아닌 집이어서 맘이 정말 편해서 잘 잤다.

네쨋날(8.12):대촌마을(아침)~차량이동~난동마을입구~둘레길걷기~산동 수목원입구~차량이동~점심~휴휴 숨(김평부샘과 차와 노래)~차량이동~우리밀체험(저녁식사 만들어 먹기)~청소년기자학교2(신유정샘)

일찍이 난동마을로 이동해 산동까지 넘어가는 둘레길을 걸었다. 둘레길 초반에 우주, 승희와 장은숙샘이 길을 잃었다 트럭을 얻어타고 산길을 올라오는 표정은 하늘을 나는 피터팬처럼 활짝 웃고 있었다. 다시 한덩어리가 된 우리는 산동수목원까지 단숨에 내달리듯 걸었다. 점심을 먹고 김평부샘 휴휴숨공간으로 이동해서 차와 노래를 통해 따뜻한 휴식을 취했다. 우리밀체험 수련관으로 온 우리들은 서튼 칼질로 처음으로 카레를 직접 만들어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고 신유정샘으로부터 기사쓰기를 직접 지도받았다. 주제선정에서 자료조사 방법까지 말이다.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마지막 잠자리에 들었다.

다섯쨋날(8.13):광의우리밀체험관(아침)~~걷기~차량이동~산동 백인기묘소(위성무샘)~중동초~백백순례생가~산수유공원~차량이동~불탄감나무집(여순당시흔적)회관~차량이동~산동 방호정~차량이동~산책도서관(점심)~ 청소년기자학교3(김종호샘)~ 마무리(걷기평가)

아침에 덜깬 상태로 걷기 시작했는데 점점 몸이 깨어남을 느낀다. 구만저수지 다리가 나올 쯤 차량이 나타나 우릴 싣고 백인기 묘소로 이동했다. 위성무샘의 설명을 통해 구례에서 산동이 여순사건의 피해가 가장 큰 원인이 되엇던 주인공 백인기란 것을 알게 되었다. 왜 이렇게 같은 국민끼리 죽고 죽여야 했는지, 목숨보다 중요한게 무엇인지, 계속 생각하게 하는 걸음이다. 당시 마을을 불태우면서 생긴 불탄자국을 그래로 간직한 채 자라고 있는 감나무를 보면서 감나무가 다 알고 있을 텐데 그가 말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산책으로 이동해 김종호샘의 기자학교 마지막 강의를 듣고 걷기 소감을 나누며 마무리했다. 힘들었지만 걸음을 통해 당시 위기에 처한 나라를 위해 이웃을 위해 목숨을 내놓고 재산을 내놓고 헌신했던 그분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고 그리고 멋진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고 뿌듯했다고 말이다.

*걸음참여 학생들 : 박의범, 박종현, 이은성(구례중2) 박민규(구례중1) 주민혁(산동중2)

최우주, 임승희(산동중1)/정예훈(구례중1),김보름(구례여중1),조동윤(북중1) 조승윤(북중3)

*걸음지원 어른들 : 민종덕, 임선자, 박은주, 황정란, 장은숙, 김종례, 김명재, 김원자, 김종호, 정정환

*길위의 배움터 선생님들 : 홍영기, 박애숙, 위대용, 신유정, 김정호, 위성무, 박문현, 정정환,김명재, 박은주, 황정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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